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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쏜 작은 공

by 바쁘다바빠 할아버지 202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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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No! 넘세영! 

베드민턴의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서 베드민턴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고 전에 없이 회자되고 있다. 

어쩌면 이 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사람처럼 거침없는 그녀의 언행은 연일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세영이 금메달 획득 후 감격하고 있는 모습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까지는 아무도 이후 진행될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안세영 하면 폭탄발언이 관련 검색어로 뜰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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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무엇에 화가 난걸까

 

안세영의 말을 들어보면 대표팀에 실망한 것은 아마도 최근 베이징에서의 부상과 이후의 대표팀과의 관계 때문인것 같다.

 

지난 7년동안 정말 많은 걸 참고 살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도중 발생한) 내 부상의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

 

하지만, 안세영이 진짜 본인의 부상에 대한 대표팀의 대처에만 분노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또한 아래와 같이 말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고 악착같이 달렸던 이유 중 하나는 내 목소리에 힘이 실렸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단식과 복식에 따라 코칭스테프 구성과 훈련방식이 달라야 한다.
체력운동 프로그램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표팀이 꾸준한 성적을 내는 복식팀 위주로만 시스템이 이뤄져 단식 전문인 자신이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데 대해 꾸준히 개선을 요구했으나 번번히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좌절하며 단전에 분노를 켜켜히 쌓아놓은게 아닌가 싶은 발언이다.

 

다른 나라 라이벌 들처럼 본인도 개인 코치진을 구성하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대표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내가 힘이 없어서 그렇구나... 생각했던 듯 하다.

 

협회의 예산 문제도 있으므로 대표팀 선수마다 코치진을 구성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박태환 때처럼 안세영이 후원사나 소속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최근 안세영 출전 대회. 출처 : 조선일보

 

 

위 그림에서 보듯 작년 10월 부상 이후 안세영은 거의 휴식기 없이 국제 대회에 참여했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본 사람으로서 당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외발로 겅중거리면서 

경기에 임했던 선수가 왜 이렇게 자꾸 국제대회에 출전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안세영의 주장에 의하면, 협회는 재활이나 휴식보다는 당장의 국제대회 성적에 연연한게 아닌가 싶다.

그 말에 동의하는 것이, (김연아 등의 예만 보아도) 올림픽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는 선수가 본인의 향상심으로 저 많은 대회에 그것도 부상을 무릅쓰고 출전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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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주장도 들어봐야

 

물론, 여기까지는 전적으로 선수의 입을 통한 주장일 뿐이다.

협회는 협회대로 할 말이 많은 듯 하다.

 

나름대로 특혜도 주었지만 안세영의 요구가 지나쳤고, 협회는 그녀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장문의 입장문을 코치진의 자필서명까지 담아 돌린 모양이다.

 

그동안 설움과 분노를 양분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일갈하는 어린 선수를 향해 (몇 일 안되었지만) 

협회는 기자회견 자체를 막거나, 동석을 피하거나, 그녀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심지어 감독이란 분은 대뜸 협회와 소송하자는 거라고 치부해버리기까지...

 

진짜 7년간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함께 매진한 사람들의 태도인가 싶은건 나만의 생각일까?

 

베드민턴 협회장은 안세영의 작심발언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그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들어보겠다. 라고 했지만 대화의 자리를 만드는 대신 비행기 시간을 바꿔가며 따로 국내에 들어와버렸다.

 


안세영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안세영은 대표팀을 벗어나 개인 팀을 꾸려 계속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것이, (여타 대표팀 선수들이 부러워하는) 양궁팀을 예로 들며 최근 좋아진 기량의 선수층에 금메달이 (자신의) 한 개 뿐인 것을 문제삼은 부분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대표팀의 훈련방식, 코치진 구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시스템의 개편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베드민턴 선배나 동료들은 안세영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하고,

또는 주변인의 말처럼 안세영이 혹사당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현재 협회가 좀 더 선수 지향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

 

최근 탁구 대표팀의 전지희 선수가 뜬금없이 돈 얘기를 한 것처럼 모든 선수들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고 결국은 이를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한다. 

안세영은 가슴에 응어리를 가지고 있다가 한 번에 터트려버린 것에 지나지 않다고 본다.

 

이전처럼 국가의 명에를 위해라는 허울 아래 국가가 엘리트에 전적으로 투자하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스타를 소비하는 현재의 미디어의 시대에 맞게 각 협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은것 같다.

 

21세기 협회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비록 프로 스포츠가 아닐지라도)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이를 위해 스타 선수를 발굴하고, 이들을 통해 수익을 내며 결국은 선수와 일반 동호회원들 모두에게 이롭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다. 혹시 아직도 후원을 빌미로 기업들에 머리를 조아리거나 하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무쪼록 안세영의 작심발언이 베드민턴 협회에 국한되지 말고 대한민국 스포츠계 전반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이나 동호회 스포츠인 저변 확대까지 전체적으로 순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발 엉뚱하게 안세영 개인을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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