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만년필의 매력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볼펜에 비하면 몹시 무겁고 이름과 다르게 잉크도 무한하지 않아 리필하는것도 무지 귀찮은 일이지만,
그 자체가 유흥이 되어 분해와 조립, 세척과 사용하는 모든 시간이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오랜만에 만년필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무슨 등위를 매기려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품을 정리하는 글이다.
만년필의 기원? 역사?
만년필은 워터맨이라는 미국의 보험 영업사원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원래 당시 사람들은 뾰족한 펜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글을 썼었다.
내가 중학생 땐가에 썼던 펜이 아래 사진처럼 생겼었다.
지금 만년필처럼 잉크를 몸통에 보관하는게 아니라, 펜촉을 잉크에 담그면 일정 량을 머금는데,
이걸로 꽤 많은 글자를 쓸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잘 써지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가끔 머금었던 잉크를 종이에 뿜는 일이 곧잘 있었는데...
처음부터 글을 다시 써야 하는 것은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18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보험영업을 하던 루이스 애드슨 워터맨이, 중요한 계약서에 마지막 싸인을 하던 중 펜에서 잉크가 쏟아져 나와 계약을 망쳐버린 일에 격분(?)하여 고심 끝에 잉크가 새어나오지 않는 구조를 가진 펜을 개발하게 되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워터맨은 사업적 수완도 뛰어났던 모양이다.
자신의 발명품으로 지체 없이 사업 전선에 뛰어든다.
이렇게 탄생한 근대 만년필 공급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르 워터맨이 설립된다.
워터맨은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며 여러 이유로 경영난을 겪었고, 결국 1954년 프랑스로 생산시설을 모두 이전하고 지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필기구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워터맨의 설명에 의하면 프랑스 지사는 1926년 설립되었다.
워터맨(Waterman)
워터맨은 최초의 만년필 브랜드 이기는 하지만 현 시점 최고의 브랜드는 아니다.
최고의 자리는 아마도 몽블랑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워터맨의 가장 큰 덕목이라면 다양한 시도를 들 수 있을것 같다.
현재 워터맨의 최고 시리즈는 1997년 발표된 까렌 시리즈다.
까렌은 다른 만년필들과 많이 다른 닙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어쩌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까렌보다는 찰스톤 시리즈나 엑스퍼트 시리즈를 선호했다.
워터맨에는 사각형 바디의 제품도 있다.
익셉션 시리즈는 사각형 바디로 적어도 굴러 떨어질 일은 없다.
이 외에도 일본도를 연상시키는 바디 등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워터맨에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파커 (Parker)
워터맨이 최초의 현대식 만년필을 탄생시켜 시장에 보급하였다면,
파카는 사용성에 중점을 둔 실용신안을 여럿 발표하며 만년필을 대중화 시켰다고 평가 할 수 있을것 같다.
워터맨과 함께 미국의 브랜드인 파커는 1988년 설립하였다.
파커는 사실 워터맨과 결을 달리한다고 봐야 하는데, 그는 이전 세대의 펜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과 제품을 직접 고안하여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파커는 19세기 만년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맥아더가 일본의 항복 선언문에 서명한 펜이 파커의 듀오폴드 빅 레드 였던 것은 유명하다.
파커 또한 경기의 부침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국을 거쳐 지금은 프랑스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공장에서 워터맨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이 듀오폴드 빅 레드 제품이다.
하지만 파커의 전성기를 이끈 제품으로 파커 51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것 같다.
이 제품은 원래 제품 뒤쪽에 펌프같은 버튼을 장착해서 버튼을 4번만 푸슉, 푸슉 하고 누르면 잉크의 충전이 완료되는 제품이었다.
아래 사진은 기념품에 가깝고... 시리즈는 15만원 선부터 존재한다.
워터맨과는 가격정책이 조금 다른듯.
'세상만사 톺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는 향으로 마시는가 맛으로 마시는가... (4) | 2024.07.30 |
---|---|
추억의 만년필 브랜드 별 정리 .. 2 (0) | 2024.07.28 |
한국 체코 원자력 발전소 2기 건설 수주.. 15년 만의 기쁜 소식 (0) | 2024.07.23 |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직자 행동강령 (2) | 2024.07.18 |
2030년. AI에 대체될 직업들... (4) | 2024.07.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