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만년필의 매력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볼펜에 비하면 몹시 무겁고 이름과 다르게 잉크도 무한하지 않아 리필하는것도 무지 귀찮은 일이지만,
그 자체가 유흥이 되어 분해와 조립, 세척과 사용하는 모든 시간이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앞 서도 몇 개 내가 접했던 브랜드를 몇 개 정리했는데.. 오늘은 두 번째 글이다.
몽블랑
요즘은 만년필 하면 우선 몽블랑을 먼저 떠올린다.
컬랙션의 범위도 만년필에서 지갑, 가방이나 시계까지 점차 명품 업계에 영역을 확장하는 느낌이다.
(몽블랑은 스마트워치도 출시했다)
몽블랑 제품군을 보면 타 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을 갖는건 아니다. (만년필에 한해서)
100만원대 제품은 여타 브랜드에도 꼭 하나씩은 존재한다.
그런데도 몽블랑이 고급 또는 명품 만년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아마도 중 고가 제품은 그 품질과 함께 유지하면서 저가 라인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최애는 워터맨이다)
그리고 이거 몽블랑 마크. 이게 크게 한 몫 한다고 본다.
몽블랑의 여타 제품에도 별 거 없이 이 마크 하나 있으면 바로 몽블랑을 떠올리게 한건 정말 뛰어난 감각이다.
몽블랑의 창업은 1906년이다. 앞서 소개한 워터맨이나 파카와 비교하면 조금 늦게 시작한 거지만
그래도 100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한다.
제품 생산은 독일 함부르크에서만 하고 있다고 한다. 몽블랑의 설명에 의하면 닙 하나 제조하는데 6주가량 소요된다고 하는데 명품을 지향하는 하나의 방식이지 싶다.
몽블랑의 닙은 모두 14K나 18K 금도금으로 되어있다.
만년필을 아주 많이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닙의 필기감은 금이나 금도금 제품이, 내구성은 합금 제품이 좋았다. 오래됐지만 기억에 금 제품은 정말 부드러웠다. 하지만 조금만 부주의하면... 좀 그랬다. 솔직히 얼마 못쓰기도 했고.. 그게 진짜 금이었는지도 지금은 확실하지도 않다.
몽블랑이 독일 제품인 만큼, 동서독 통일 당시 서독과 소련의 양 대표들이 서명할 때 이 펜을 썼다고 한다.
몽블랑 만년필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시리즈가 바로 마이스터스튁이다. 몽블랑 제품은 이거밖에 못써보기도 했다.
몽블랑은 한동안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용 펜을 콜라보 형태로 제공하기도 했다.
처음 콜라보 때 대기 탔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몽블랑은 특징적으로 가격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느낌이다.
특별히 가격이 튀는 제품이 별로 없다. 이는 만년필 뿐 아니라 가방 등을 봐도 비슷하다.
아. 시계는... 2백 대에서 천대까지 좀 다양한 컬랙션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필기구 선물도 몽블랑 볼펜이었다. (아무래도 요즘은 만년필은 부담스러워하는 추세라...)
몽블랑은 볼펜도 가격대가 좀 나가서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선물하기도 좀 꺼려진다.
라미
라미 만년필은 앞에 소개한 제품들과 비하면 조금 네임 밸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만년필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이 선택하는 제품이기도 하고
설립연도가 1930년으로 그렇게 짧은 역사도 아니다. 재미있는것은 미국 브랜드인 파카의 영업사원이 직접 만들어 팔겠다고 설립한 회사이다.
독특하게도 이 제품을 처음 접한건 직접 구입하거나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게 아니라,
어느 회사에서 사은품? 선물? 암튼 내 이름을 마킹해서 준 것을 받아 썼었다.
필기감이나 그립감이 나하곤 좀 안맞아서 오래 쓰진 못했다.
이후 아이들에게 써보라고 줬는데... 이후 생사를 모르겠다.
요즘 라미 만년필은 사파리 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것 같다.
가격도 꽤나 저렴한 편에 속해서 처음 만년필을 접할 때 사용하면 좋을 제품이다.
클립이 독특해서 일종의 아이던티티를 갖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때문에 고급스럽지 않은 느낌도 주는거 같다. 물론, 내 감각이 좀 올드해서 그런 것일 터이다.
하지만, 라미의 대표 상품은 2000 시리즈이다.
사파리와 함께 라미의 쌍두마차라고도 불린다.
이 시리즈는 1966년 출시되고 지금까지 스태디셀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작 개인적으로 눈길을 끈 제품 디자인은 다이얼로그 시리즈이다.
디자인이 독특하려면 이렇게 확실하게 눈에 띄는걸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프랑코 클리비오의 작품이라고 한다.
클립을 움직여 닙이 수납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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