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냐? 시간되면 저녁이나 먹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점심 식사 하고 자리에 앉아있다보니 갑자기 그녀석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바쁘냐? 시간되면 저녁이나 먹자."
그녀석은 카카오톡도 잘 안해서
문자로만 보낸다.
요즘은 갤럭시끼리는 카톡처럼 1 이 뜨던데
그녀석은 LG 폰만 써서 그것도 안된다.
봤는지 못봤는지 모른채로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
전화가 왔다.
"야..... 바빠서 답장하는것도 까먹었다 야...."
"바쁘면 다음에 보지"
"아니다. 추석 전에 한 번은 봐야지. 내일 보자"
"그래"
이게 통화내용 다다.
다음날 퇴근무렵 문자가 왔다.
"지난번 만났던 그 동네에서 볼까? 아님 니네 회사 근처로 갈까?"
마지막에 만났던 동네에서는 생각했던거보다 맥주 한 잔 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둘 다 돌아다니는거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냥 쓱 둘러보고는 저녁 먹고 바로 옆에 있는 골목에 보이는 맥주집에서 한잔 하고 헤어졌다.
그나마 2잔째 마시려는데 "... 우리이제 헤어질 시간..." 노래가 나왔다.
에이... 누구랄거 없이 그냥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당연히 재미가 없었다.
그 날을 얘기하는 모양이다.
"우리회사 근처로 와라. 7시? 7시반?"
"7시에 보자"
역시나 우리의 대화는 이게 다다.
그녀석과 나는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그래서 서로 집안 사정이나 취미나 성격이나 모르는게 별로 없기는 하다.
그런데....
둘이 만나서 1시간이면 할 얘기가 없다. 하하하
진짜다.
차라리 20살에는 처음 만나는 세상 얘기에 지칠줄 모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딱히....
술도 많이 안먹고
고기도 예전처럼 많이 먹지 않는다.
이렇게 쓰다보니 그녀석을 내가 왜 만나고 있는지 의아하네...
그래도 친구는 친구다.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고 좋다.
가슴 한컨 답답한게 있었는데,
머 그녀석에게 상담을 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녀석과 있다보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녀석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제법 잘 아는거 같은데.... 여전히 잘 모른다.
머 물어보거나 먼저 고민을 상담하거나 한 적도 별로 없다.
진짜 그러네.....
친구야..
우리 사이에 뭔가가 빠진게 있는거 같은데?
대화가 필요해. ㅋㅋ
오랜만에 양꼬치 집에 갔다.
첫번째로 들어간 집에서는 (분명히 빈자리가 있는데) 자리가 없다고 한다.
아마도 코로나19로 인해 자리를 띄어 앉아야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두번째 들어간 집에서 양꼬치와 술 몇 병, 꿔바로우를 먹고 나왔다.
예전에는 둘이서 마침 신장개업한 돼지고기 집에 가서 18인분을 먹고 후식으로 냉면 시켰다가
주인이 눈이 휘둥그레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그렇게 못먹는다.
큰일 난다.
양꼬치를 오랜만에 먹다보니 시스템이 영 어색했다.
꼬챙이를 좌우로 계속 움직이는 쇄판에 끼워넣는거까지는 나도 할 줄 아는데,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우리 테이블을 지나치다 꼬치들을 몇 개 들어올리더니
위쪽에 널어놓는다.
"아... 이게 이럴때 쓰는거였어? 천잰데?"
그런데 이건 도대체 뭐지?
와인 받침처럼 생겼는데 통이 작다.
휴지가 꽃혀있었는데 미처 채우지 못한건가?
먹는 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그런데
우리 자리가 구석에 있어서 다른 자리를 보지 못했는데,
다 먹고 나오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아래 사진처럼 고기를 다 먹은 꼬치를 잘 모아놓고 있었다.
아...!!!! 저런거였어?
"잘가라. 올해는 아마 못만날거 같아."
"그래. 내년에 보자."
이게 마지막 헤어질 때 인사였다.
친구야.
우린 왜 이모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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