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실로 오랜만에 마지막 라운드를 여유 있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파이널 라운드 B 의 3라운드가 끝난 지금. 인천은 포항과 함께 승점 45점으로 11위 강원이 미치지 못하는 위치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전 올해는 반드시 강등전쟁 하지 않겠다고 했던 인천.
정말로 파이널 라운드 A에 편입되어 약속을 확실하게 지킬 뻔 했지만 8위로 시작한 순위를 3경기 치르는 동안 지켜내며 광주, 강원의 추격을 하나씩 벗겨내는데 성공했다.
올해만큼 인천의 팬들은 마지막 2경기를 강등과 상관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생존왕" 구호도 필요 없어졌다. 인천은 아직 광주와는 겨루기 전이고 (마지막 경기다. 아마도 광주는 이 경기에 사활을 걸듯), 강원은 36라운드에서 마나 1대 1로 극적으로 비기며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국가대표 차출 후 부상으로 쉬고 있는 무고사를 대신해 교체 없이 3경기를 뛰며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김현의 동점골로 간신히 비겼는데, 김현은 보고있기 안쓰러울 정도로 힘들어 하는게 눈에 보였다.
두 팀의 절실함이 이유는 다르더라도, 무게가 같았던게 아닌가 싶었다. 사실 두 팀의 경기를 본 소감으로는 1대 1이 정당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반면 서울에 무려 3대 0으로 패한 성남은 강원, 광주전에 사활을 걸고 전승해야 한다. 만약 강원에 지기라도 하면 마지막 경기에 최하위로 떨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인천은 9월부터 극심한 하락세로 연패하며 한 때 3위 이내 성적도 바라봤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추락했지만, 최종전에서 포항에 승리하며 반등의 기세를 잡았다.
이후 파이널 라운드에서 첫 경기 서울전에도 승리하며 강등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개인적으로 인천이 10월 24일 24라운드 순연경기였던 이 경기에서 포항에 이기지 못했다면 아직도 성남, 강원과 피 튀기는 전쟁 한 가운데 위치했을거라 생각한다.
반대로 포항은 인천에 패하고 이후 파이널 라운드에서 성남에도 지면서 강등경쟁에 휘말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강원에 4대 0으로 시원하게 이기며 비교적 손쉽게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각 팀이 2경기씩 남긴 현재 37라운드는 현재 유일하게 강등권에서 탈출한 포항과 인천이 맞붙는다. 어쩌면 (목표를 상실한 두 팀이) 재미 없는 경기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포항으로서는 파이널 라운드 직전에 당한 패배를 되갚아줄 당위성이 있다.
순위도 상관 없으니 진짜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였으면 좋겠다.
내년은 코앞이다
두 팀은 일단 올해는 어찌 어찌 넘어갔지만, 아직 숙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특히 포항은 계속 쪼그라드는 살림에 좋은 선수들을 팔아 연명해야 하는 처지까지 되었는데. 이래서는 팀에 미래를 담보할 수가 없다. 수익구조를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올해같은 성적이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인천은 포항에 비하면 구단의 예산이 적지 않다. 최근 계속 4~5위 정도의 돈을 쓰고 있는데, 그에 비해 성적이 형편없다. 인천은 다른 시민구단에 비해서도 유명한 선수가 별로 없다. 올해 많은 선수 보강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타 팀에서 전성기를 보내는 선수들을 데려온게 아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도 아닌 인천에 속한 선수가 가장 많은 것도 아이러니다. 구단의 경영진은 대구, 수원FC를 보며 대오각성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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