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New Right)
신 보수주의를 뜻하는 영어다. 네오 라이트라고도 한다.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정부나 영국의 대처정부 등이 기치로 내건 프랜차이즈 같은거라 할 수 있으려나...
영국의 진보주의자들에 있어 대처는 악마와도 같은 존재로 칭해진다.
그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대변되던 기존의 영국 복지제도를 거의 다 들어내는 대수술로 영국의 신 보수주의를 완성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신 보수주의는 케인즈학파의 복지국가론을 비판하며, 공공정책을 위한 시장기구의 부활과 시민권의 제한을 주장한다. 시장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개입의 축소와 작은 정부의 지향, 개인재산권을 평등권에 우선시 하는 등 그야말로 보수주의자들을 위한 주장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뉴라이트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갑자기 뉴라이트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불려졌다.
2007년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출범이 그 시작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전에 NL파였다가 전향한 이들이 중심이 되어 창립한 자유주의연대가 2004년에 먼저 창립하였다.
이때만 해도 극우나 극좌가 아닌 중도주의를 표방하였다.
이들은 곧바로 당시 작은정부, 시장경제 정립 등을 내세웠던 경제인 출신 이명박 정부에 참여하였다. 정부가 보는 시각과 비슷한 입장이었다는 점과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정치적으로 입지가 단단하지 않아 외부에서 인물 영입이 필요했던 부분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니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또다시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득세하는게 이해가 간다.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 및 유럽 선진국에서의 보수주의와 다르게 우리나라의 보수주의자들은 반공 이데올로기에 편향되는 특징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와 특히 625를 거치며 이 땅에 왕족은 물론 귀족(양반)이 전멸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없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당시 대한민국에서 시작된 신보수주의는 기존의 보수주의자들이 단순히 반공에만 함몰되는 부분을 지적하며 반공에 더해 독자적인 보수주의 노선을 만들어갔다.
이 시점에 이때 참여한 인물들의 성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왜냐하면 그들 중 상당한 이들이 뉴라이트로 발족하기 진짜 얼마전까지는 북한에 의한 적화통일도 불사하겠다는 극단적인 민족주의 이데올리기에 심취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운동권은 노태우의 6.29 선언과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던데다 여기에 김영삼의 극일 및 역사청산 정책으로 말미암아 국민은 더 이상 독재정부에 항거할 필요가 없었고 하필이면 이 때 들이닥친 IMF 국가부도 상황으로 모두가 먹고 사는 문제만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며 완전히 갈 곳을 잃어버린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이 때 찾은 살 길이 (아이러니하게도) 극단적인 보수주의이다.
기억에 처음 이들은 중도적 보수주의를 표방했었다. 기존의 보수주의자들이 반대편은 모두 빨갱이로 모는 극단적인 정책에 매몰되어있음을 비판하며 국제정치, 경제적으로 보수주의의 기간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기존의 보수주의(뉴라이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올드 보수주의)자들이 별로 관심 갖지 않던 이승만 정부의 재해석에 힘을 쏟았다.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것에 빗대어 대한민국이 일본에 독립한 구도를 만들고
미국의 조지워싱턴 초대 대통령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 역사를 상당부분 다시 쓰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뉴라이트 역사관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현상을, 그들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서울대 출신 주사파(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들) 들이 숭배 대상을 김일성에서 이승만, 박정희로 바꾼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당시 운동권출신들은 소련 붕괴 후의 동유럽처럼 진보 정당을 설립하여 정치권의 진출을 시도했으나,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한 상황이었기에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사그라들게 되자 아예 다른 방향으로 노선을 바꾼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김영삼정권과 다르게 운동권 출신을 전혀 중용하지 않은 김대중 정권의 영향으로 한총련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진보주의 정치권과 완전히 대척점을 지향하며 극우 보수주의로 선회한다.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왜 문제인가
뉴라이트 주의자들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놓고 정치적으로 구도화하고자 시도한다.
미국 대 영국의 구도를 빗대어 한국 대 일본의 구도로 만드는 것이다.
영국이 미국을 지배했던 것처럼 일본도 그러했을 뿐이고,
영국이 지배하기 이전의 아메리카처럼 일본이 지배하기 이전의 한반도 조선은 그냥 미개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런 전차로 영국이 아메리카를 발전시킨 것처럼 일본이 한반도를 발전시켰고
그 안에서 깬 인물들이 독립을 쟁취한 것인데, 미국에는 워싱턴이 있고 한국에는 이승만이 있다.
미국에는 워싱턴 탄생기념일이 있어 공무원들이 쉬기도 하는데, 한국은 이승만을 역적 보듯이 하니 문제라고 보고 이승만 재해석에 힘을 쏟는다.
미국은 영국에 적대하지 않는데, 무지몽매한 한국의 국민들이 일본을 원수로 대하니 안타까워 어쩔 줄을 모르고 친일 행보를 자처한다.
시작할 때는 역사를 수단으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시각에 맞춰 수정하고자 하였으나, 이후에는 자신들이 서술한 역사에 휘둘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신보수주의자들은, 태생적으로 진짜 보수주의를 표방할 이유도 자세도 갖지 못한 인물들이 단지 정치적 이유로 주장을 바꿔 정치적 물결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소수의 주장에서 벗어나 주류 정치세력화되자 곧바로 도처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아닐까..
똘레랑스.
프랑스의 정치 기조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다.
문장으로는 "그냥 놔두게. 그도 프랑스야.." 가 있겠다.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자유국가라면 다양한 사고를 가진 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거침 없이 표현할 수 있어야 옳다. 따라서 극우도, 극좌도, 또는 중도주의자들도 모두 수용되는 국가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역사를 얘기하자면 조금 다르다.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춰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거나 역사 줄기 자체를 바꾸려고 시도해서는 안된다.
얼마전 전 국회의원이 TV에 출현해 국가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국가관을 심는 역사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던데... 이것도 사실 안될 말이다.
역사는 과거지사다.
당시 조상들이 행한 것을 지금의 잣대로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이상하다.
다만, 지금 눈으로 보아 배울 점은 확실하게 수용하고 반면교사로 삼을 부분 또한 정확하게 직시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지금 뉴라이트 계열의 인물들은 (본인들이 평생 역사를 연구한 것도 아니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역사를, 민족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재단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역사교과서 내용이 좌편향이라며 개입하고자 했을 때 많은 역사학자들이 들고 일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 때도 이승만, 박정희 정권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의 인물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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